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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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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현, 홍상지, 김효은 기자
뉴미디어 채널 <듣똑라>는 밀레니얼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하는 뉴스와 지식, 정보를 전합니다. 『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 는 ‘원헬스’ 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2020년 5-6월 동안 다양한 전문가들과 대담을 나누며 방송했던 콘텐츠를 묶어낸 책입니다. 모든 방송과 참조 자료들은 온라인 페이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 같은 주제의 책이 출간됐습니다.
<듣똑라>를 만드는, 그리고 책을 펴낸 김효은, 홍상지, 이현 기자를 9월의 <엄윤미의 작업실 인터뷰>에 초대했습니다. (함께 <듣똑라>를 만드는 이지상 기자는 팟캐스트 녹음 관계로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나 의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팟캐스트나 유튜브,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닿지 못한 사람들에게 닿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 포맷을 사용하시는 걸까요?
홍상지 : 우선 유형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6주간의 좋은 게스트 분들을 모아서 이만큼 좋은 얘기가 나왔으니 기록해 두어야만 하겠다는 욕심도 있었죠. 그리고 캠페인에 참여해 주셨던 구독자분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끝난 게 아니라는 것, <듣똑라>가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김효은 : 이 프로젝트는 홍상지 기자가 콘텐츠 총괄을 했어요. 처음에는 ‘원헬스’라는 큰 키워드 하나만 있었는데 그걸 어떤 식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구분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정리한 거죠. 각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인물을 찾고 섭외했고요. 원헬스에 관련된 질문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 각도로 조명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해야 원헬스라는 개념이 완성되기 때문에 다채로운 질문들을 던졌고, 또 게스트 분들은 너무나 좋은 대답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홍상지 : 처음 욕심은 텍스트로 만들겠다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계속 진행 중이고, 새로운 관련 보고서들이 나오고 하다 보니 책에 인터뷰가 실린 분들께 검수 받는 과정이 필요했죠. 감사하게도 모든 분들이 검수를 해 주셨고,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과 이원영 극지연구소 연구원님은 직접 책 내용을 업데이트까지 해주셨어요. 팟캐스트에 출연하신 이후 나온 보고서에 대한 얘길 해주시거나, 팟캐스트에서 사용한 표현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고쳐주시기도 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도 하고요.

원헬스 프로젝트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이 연결되어 있고, 인간의 질병을 예방하고 싶다면 동물, 생태계의 건강까지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원헬스’ 개념을 알고 나니 조각조각 관심 가져온 키워드와 주제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원헬스 개념을 주제로 한 기획 콘텐츠를 만들기로 결정하시기까지, 네 분에게도 ‘아하!’ 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김효은 : 시작은 코로나19였죠. 코로나19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이길래 우리를, 전 세계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홍상지 기자가 원인을 찾다가 결국 도착한 지점이 원헬스였죠. 원헬스라는 개념을 알고 나니까 저희도 코로나19가 왜 생겼는지 알겠는 거예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어서 코로나19라는 결과물이 생긴 거구나, 그래서 더 구체적으로 파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어요.
홍상지 :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이미 무의식 중에 갖고 있었을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작년 새해 목표를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세웠거든요.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우리가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요.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고 관심이 많아졌을까 생각해 보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때문인 것 같아요. 나의 행동이 동물에게도 생태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 나는 고기를 덜 먹고 싶어, 쓰레기를 줄여보고 싶어, 분리수거 최대한 잘 하고 싶어, 같은 생각들을 해왔던 것 같거든요. 하지만 이걸 하나로 정의해 줄 단어는 없었던 거죠.
홍상지 :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찾아왔고, 기사를 찾아보다가 수의학을 전공하신 SBS 기자님이 쓰신 긴 취재 파일을 보게 되었는데, 그 기사 마지막 부분에 원헬스라는 키워드가 나왔어요. 사람, 동물, 환경이 연결되어 있다는 심플한 개념이 핵심이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지금 내가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게 되는 주제들이 원헬스라는 감각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나니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 키워드를 주제로 삼고 싶어진 거죠.
비거니즘, 환경 등에 대한 콘텐츠를 기존에도 접해 오셨을 것 같아요. 누군가 계속 목소리를 내고 콘텐츠를 발신해 주었기 때문에요. 그래서 기자님이 원헬스라는 개념을 만났을 때 생각을 연결해 보실 수 있었을 것이고, 덕분에 잘 정리된 목소리가 세상에 또 하나 나왔죠. <듣똑라> 팀의 작업을 본 누군가는 거기에 또 다른 목소리를 더하게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홍상지 : 우리는 콘텐츠 제작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잖아요. 우리가 잘하는,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김효은 : 작년 초에 독자분들을 대상으로 관심있는 주제나 다뤄주었으면 하는 테마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경제와 함께 환경이 중요한 키워드였어요. 우리의 타깃인 MZ 세대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있었고, 거기에 기자 개인으로서 갖게 된 영감이 합쳐진 거죠.
원헬스는 해외 보고서를 접했거나 전문분야에 있는 사람들만 아는 개념이었을 텐데, 이 생소한 개념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개념으로 만들어 가신 것도 멋진 일이에요.
홍상지 : 원헬스가 수의학과에서는 학부 시절부터 배우는 개념이라고 해요. 저희가 원헬스 프로젝트를 한다는 걸 천명선 교수님이 전문가로서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긴장했는데, 교수님께선 새롭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원헬스라는 개념은 탑다운 (Top-down) 으로 내려오는 학술 개념인데, 원헬스 프로젝트는 바텀업 (Bottom-up) 으로 진행했잖아요. 전문가로서 원헬스 개념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확장되는 원헬스 프로젝트 덕분에 생각이 많아졌다고, 참신하고 좋은 프로젝트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만드는 과정에도 많이 도움을 주셨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거군요. 그것도 또 좋은 연결이네요. 원헬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어떤 생각을 하셨고, 어떤 경험이 가장 인상적이셨나요?
이현 : 그동안 뉴스에서조차도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다뤘다고 생각해요.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혀 있는 이미지, 북극곰이 갈 곳이 없어서 헤매는 모습이라든지 비가 많이 오는 모습, 불이 나는 모습, 이런 이미지로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되다 보니, 저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와 거리감이 있는 이야기, 마음을 내면 같이 할 수 있는 차원의 이야기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원헬스 프로젝트는 하나하나 연결 짓고 머리로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고, 그럼 이런 문제점은? 반대로 이 경우는? 하고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까 점점 더 ‘이해된다’ 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음을 열고만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열고 보는 경험을 한 거죠.
이현 : 홍상지 기자와 같이 일한 마케터, 인턴 모두 입만 열면 원헬스 이야기를 해서 원낳괴 (원헬스가 낳은 괴물) 라고 놀렸거든요. (웃음) 세 사람이 단단하게 학습이 되어 있으니까 제가 콘텐츠를 만들면서 드는 의문이나 궁금한 것을 말하면 흔쾌히 대화해 주는 것이 좋았어요. 이를테면 저는 비거니즘이나 채식이 중산층 담론이라는 생각도 했거든요. 신선한 채소를 구할 수 있고 시간을 들여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요. 시간이 없고 돈은 빠듯하지만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받고 싶은 청년들이나 저소득층은 대량 생산되는 육류 소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하지? 이런 이야기를 홍 기자한테 하면 같이 고민을 나눠주었어요.
이현 : 저와 같은 문제 제기는 비거니즘이나 환경 문제를 덜 중요한 문제로 낮추는 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서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정말 이런 것도 필요하겠네, 원헬스란 개념이 있네, 우리에게도 위협이 되네, 그런데 우리 시스템에는 이런 문제가 있잖아, 라고 고민을 나누고 더 알아가면서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까 까지 생각해 보는 경험을 한 거죠. 우리 사회는 성장과 소비를 기본으로 굴러가고 있는데, 환경 이야기는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한 개인으로서 실천할 수는 있는데, 나는 근본적으로 시스템을 바꿀 준비도 되어 있는가? 다른 시민들은 되어 있는가? 그 고민까지 해보게 되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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